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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공부가 필요한 이유 — 대표 이미지

AI 시대에도 공부가 필요한 이유

2026년 7월 23일업데이트 2026년 7월 28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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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날마다 똑똑해지는데, 우리는 왜 그대로일까?

— 아는 만큼만 쓸 수 있다

AI 시대에도 공부가 필요한 이유 — 책과 AI 데이터가 공존하는 어두운 방, 지식의 깊이를 형상화

눈부신 속도

Kimi3가 나왔다. Fable이 나왔다. GPT 5.6 Sol이 나왔다.

AI가 발전하는 속도는 정말 눈이 부시다. 간단한 프롬프트 하나로 그럴듯한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를 증명하는 각종 유튜브 영상들이 즐비하다. "AI가 이제 다 해준다"는 말이 허황되게 들리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작 나는 이 모델들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모델은 무엇인가?

DeepSeek V4 Flash (284B 파라미터, 활성 13B)와 Qwen3.6 35B다. 하나는 opencode.go의 제일 저렴한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로컬에서 돌리는 35B 모델이다.

이 정도 모델로도 지금 수준에서는 충분히 동작한다.

그렇다면 왜 더 큰 모델을 계속 찾게 될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모델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내가 아직 그 모델을 다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나 자신이 고급 모델을 사용할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다.

최신 모델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사용자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면 결국 채팅을 잘하는 봇에 머무를 뿐이다. 아무리 좋은 도구를 쥐어줘도, "뭘 만들지"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금 내가 쓰는 DeepSeek V4 Flash로도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그걸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모델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델이 아무리 좋아도, 입력이 조잡하면 출력도 조잡하다.

결국 AI를 활용하는 능력은 AI의 성능보다 사용자의 이해도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걸 여러 예시로 풀어보자.

AI 영화 — 7억을 들인다고 누구나 만들 수 있을까?

AI 영화가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 사례를 보자. 미국 스타트업 Higgsfield AI가 제작한 SF 판타지 〈Hell Grind〉는 95분 분량의 장편 영화로, 15명의 제작진이 단 2주 만에 제작했다. 총제작비는 50만 달러(약 7억 원)였다. 이 영화는 칸 국제영화제 기간 중 열린 'AI Film Awards Cannes 2026'에 공식 선정되어 상영되었고, 뉴욕 필름 어워즈 2026을 포함한 글로벌 영화제 5곳에서 최우수 AI 영화상을 수상했다. 1

국내 사례도 있다. 김일동 감독의 〈아이엠 포포〉(I'm POPO) 는 카메라 촬영 없이 100% 생성형 AI로만 제작된 국내 최초의 AI 장편 영화다. 2026년 5월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고, 러시아 Amur Autumn 국제영화제 특별상영 부문에 초청되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

과연 내가 7억을 AI 영화 만드는 데 쓸 수 있다고 해서, 저런 퀄리티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답은 아니오다.

짧은 영상은 대충 프롬프트 작성하면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저런 수준의 작품을 만들려면 시나리오부터 기획, 영상 콘티, 캐릭터 디자인, 음향, 편집, 연출 — 영화 제작의 기본기를 전부 알아야 한다. 〈Hell Grind〉의 15명 제작진은 각자 자신의 영역이 있었고, 〈아이엠 포포〉의 김일동 감독은 웹툰 작가이자 팝아트 작가로서 이미 시각 스토리텔링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다.

이 영화의 제작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각 프롬프트는 평균 3,000단어에 달했고, 그걸로 겨우 15초 분량의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첫 25분 분량을 완성하기 위해 제작진은 16,181개의 초기 테스트 영상을 생성했고, 그중 최종 기준을 통과한 것은 단 253개 — 불과 1.6%였다. 1

히그스필드 AI의 콘텐츠 책임자 아딜 알림자노프의 말이다.

"로코의 눈 깜빡임이 잘못됐거나, 턱을 제대로 다물지 않았거나, 카메라 패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백 개의 영상을 보고 삭제해야 했습니다. AI 분야에 뛰어들어 '95분짜리 좋은 영상을 만들어 줘'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감독 아딜렛 아비쉬는 이렇게 말했다.

"카메라 구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클로즈업 두 개를 연속으로 배치할 수 없고, 와이드 샷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여전히 그러한 영화 제작 기술이 필요합니다."

AI를 활용하면 일부분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언정, 진짜 상업영화의 퀄리티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만들 수 없다.

AI는 카메라를 대신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감독의 머리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AI는 카메라를 대신할 수 있지만 감독의 머리까지 대신하지는 못한다

알지 못하면 만들 수 없다. 알지 못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AI 그림 — 프롬프트의 깊이가 결과를 결정한다

AI 그림은 어떤가?

"AI야, 어떤 이미지 만들어줘" — 하면 그럴듯한 그림이 나온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구도, 화풍, 동작, 조명, 색감... 자세하게 원하는 걸 요구하지 못하면 AI가 그럴듯하게 만든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CivitAI에 가보면 AI로 만든 정말 멋진 이미지들이 많다. 물론 단순한 프롬프트도 있지만, 진짜 멋진 작품들은 프롬프트가 굉장히 디테일하다. 화풍에 대한 이해, 구도에 대한 지식, 조명 설정에 대한 노하우가 프롬프트 한 줄 한 줄에 녹아 있다.

그래도 영화보다는 낫다. 그림은 정적이기 때문에, AI에게 설명하고 프롬프트를 강화해달라고 할 수 있으니까.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다. ComfyUI에서 작은 로컬 모델이나 Gemma 4를 활용해서 프롬프트 인헨서 노드를 만들어 쓰면 그럴듯한 이미지가 나오기는 한다.

그래도 진짜 내가 상상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시드를 조절해가며 계속 반복해서 생성하거나, 샘플러를 변경하거나 해야 한다. 시드와 샘플러에 따라서 이미지 출력이 천차만별로 바뀐다. 내가 생성하는 이미지는 블로그용이나 AI 음악 유튜브 영상의 배경 정도라 아주 크리티컬하지는 않아서 서너 번의 교정으로 마무리되지만, 진짜 상업용으로 쓴다고 하면 영화 못지않은 반복 작업이 요구될 것이다.

이러한 반복을 줄이려면 상상을 프롬프트로 표현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것이다. AI가 대신 상상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상상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AI의 역할이다.

앱 개발 — "일정 관리 앱 만들어줘"로는 부족하다

앱을 만든다고 해보자.

"일정 관리 앱 만들어줘."

이런 프롬프트로 만들면 모델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짜 기본 수준의 앱 — Todo 추가/삭제 정도만 되는 단순한 물건이 나온다. 혹은 충분히 사용 가능한 앱 같아 보이지만, 어딘가 불편하고 어딘가 마음에 안 드는 결과물이 나온다.

프로그램 개발도 마찬가지다. 설계부터 시작해서 백엔드, 프론트엔드, DB, API 구조, 상태 관리, 에러 처리까지 — 각 스택에 따른 정확한 지시를 내려야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키텍처를 모르면 "이렇게 만들어줘"조차 말할 수 없다.

다른 예를 보자. 나는 지금 유튜브 AI 쇼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자료 조사부터 검증, 대본 생성, AI 음성, AI 음악, AI 이미지 생성, 그리고 검증, 업로드까지 모두 자동화로 이루어진다. 댓글 역시 자동으로 달고 있다. (추후 이 파이프라인은 GitHub을 통해 공개 예정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품질은 만족스러운가?

한 60~70%는 만족스럽다. 처음에는 완전히 흔히 말하는 AI Slop이었다.

관련해서 자료 조사는 어떻게 시켜야 하는가? 단순 파이썬 기반 웹서치로는 되지 않아서 SearXNG라는 검색엔진을 붙였다. 이로써 자료의 근거가 명확해졌다. 그리고 대본을 작성한 다음에 이를 검증하는 검증 루프를 붙였다. 자료 기반으로 작성하더라도 종종 거짓을 이야기하던 AI가 거짓을 말하는 것이 줄어들었다.

AI 음성이 제일 힘든 부분이다. 여전히 어색하지만, 그래도 들을만은 하다. 지금 정착한 모델은 다양한 AI 음성 모델들 중에서 어느 정도 감정 제어도 가능한 Qwen3 TTS 모델을 사용한다.

AI 음악은 ACE-Step 1.5, 이미지는 Z-image Turbo에서 최근 조금 더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나오는 Krea 2로 바꿨다.

이 자동화 과정에서, 내가 중간에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검증을 하지 않았다면, 진짜 잘못된 정보로 AI Slop을 양산해 냈을 것이다. 지금은 비록 퀄리티가 사람이 만든 것의 60~70% 정도이기는 하지만, 내용 자체의 충실도는 만족스럽다.

생각해 보면 AI를 공부한 것보다 오히려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을 더 많이 공부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왜 공부해야 하는가

이런 예시를 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AI 시대에도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AI는 내가 모르는 것을 대신 만들어 주는 마법사가 아니다. 내가 이해하는 범위를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장해 주는 도구에 가깝다.

알지 못하면 만들 수 없다. 알지 못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내가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는 적절한 명령을 내릴 수 없고, 적절한 명령을 내리지 못하면 AI도 적절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다.

아무리 "딸깍" 시대라고 하지만, 그 딸깍으로 만들어지는 산출물에 대해서 내가 모른다면 — 뭘 만드는지조차 제대로 모른다면 — 그 결과물이 과연 제대로 된 결과물이 될까?

이전 칼럼 「왜 AI 강의는 이렇게 잘 팔릴까? — AI는 일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생각할 시간을 돌려줄 뿐이다」 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다뤘다. 그 글에서는 '딸깍 신화' — 한 번의 클릭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환상을 비판했다.

그 연장선에서, 이 글은 말한다.

그냥 딸깍만으로는 부족하다. 최소한 뭔지는 알아야 자동화도 할 수 있고,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라도 배워야 한다

물론 모든 것을 깊이 알 필요는 없다. 수박 겉핥기식으로라도 괜찮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AI 강의와 튜토리얼이 넘쳐난다. 썸네일은 자극적이고, 실제 내용은 뻔한 이야기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뻔한 이야기도 누군가에게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아, 이런 도구가 나왔구나."

"아, 이런 일도 할 수 있구나."

"그런데 이 부분은 제대로 설명이 안 되어 있네.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이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모델 성능이 이 정도로 좋다면, 나는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겠네? —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내가 알아야 한다. 즉, 공부해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 지식이 시각이 되는 순간, 인간의 뇌가 별처럼 빛나는 형상

아는 만큼 보인다

지난주에 나온 최신 모델이 뭔지, 내가 쓰는 모델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작업에는 어떤 도구가 적합한지 — 이런 판단의 기준이 쌓여야 AI를 도구로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공부하지 않으면? AI가 던져주는 평균적인 결과물에 만족해야 한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더 나은 결과물, 더 창의적인 결과물, 더 개인화된 결과물을 원한다면?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만큼 발전할 수 있다.

내일은 더 좋은 모델이 나오고, 다음 달에는 또 새로운 기능이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대로라면 그 AI는 결국 조금 더 좋은 채팅창에 불과하다.

AI 시대라고 공부가 필요 없는 게 아니다. AI 시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공부해야 한다. 도구는 계속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 도구를 어디에, 왜, 어떻게 사용할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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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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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ll Grind〉 — Higgsfield AI 제작, 95분 SF 판타지 장편. 15명 제작진, 2주 제작. 제작비 50만 달러(약 7억 원, 컴퓨팅 비용 40만 달러). 각 프롬프트 평균 3,000단어, 15초 분량 생성. 첫 25분 제작에 16,181개 테스트 영상 → 253개 통과(1.6%). 칸 AI Film Awards 2026 공식 선정, 뉴욕 필름 어워즈 2026 등 5개 글로벌 영화제 최우수 AI 영화상 수상. 출처: Báo Thanh niên (via Vietnam.vn), 익스트림무비
  2. 〈아이엠 포포〉(I'm POPO) — 김일동 감독, 국내 최초 100% 생성형 AI 장편 영화 (64분). 2026년 5월 21일 극장 개봉. 러시아 Amur Autumn 국제영화제 특별상영 초청. 출처: 연합뉴스, 위키백과)
  3. DeepSeek V4 Flash 스펙: 284B total params / 13B activated per token, MoE 아키텍처, 1M context. 출처: Hugging Face - deepseek-ai/DeepSeek-V4-F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