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Hermes Agent, 24시간 개인 비서로 쓰며 느낀 것들
들어가며
1부에서는 OpenClaw의 한계와 Hermes Agent로 전환한 배경을 다뤘다. 이번 2부에서는 Hermes의 핵심 기능인 자기 학습 루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DGX Spark에서의 설정 과정, 그리고 개인 24시간 비서로 사용하면서 느낀 실질적인 장단점을 정리한다.
Hermes의 핵심: 자기 학습 루프(Self-Learning Loop)
대부분의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는 "작업 수신 → 계획 → 실행 → 결과 반환"의 고정된 루프를 따른다. 세션이 끝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같은 유형의 작업을 100번 시키더라도 에이전트는 매번 새 문제로 접근한다.
Hermes는 실행 이후에 한 단계를 더 추가한다. Nous Research가 "Reflective Phase"라고 부르는 단계인데, 복잡한 작업을 완료한 뒤 에이전트가 자신의 수행을 분석하고, 재사용 가능한 패턴을 추출해서 스킬 파일로 작성한다. 다음에 비슷한 작업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추론하는 대신 자신의 스킬 라이브러리를 조회한다.
OpenClaw의 스킬은 사람이 작성하고 ClawHub에서 다운로드하는 것이다. Hermes의 스킬은 에이전트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스스로 작성한다. 비유하자면, OpenClaw는 매뉴얼을 읽고 따르는 비서이고, Hermes는 일을 끝낸 뒤 자기가 매뉴얼을 쓰는 비서다.
실제로 체감되는 시점은 도메인별로 20개 이상의 스킬이 축적된 후부터다. 비슷한 유형의 작업에서 약 40% 정도 처리 시간이 줄어든다는 보고가 커뮤니티에서 나오고 있고, 내 경우에도 반복적인 블로그 초안 작성이나 코드 리뷰 요청에서 확연히 빨라진 걸 느꼈다.
중요한 주의사항
자기 학습 기능은 기본적으로 비활성화되어 있다. 이걸 모르고 "Hermes 별거 아니네"라고 판단한 리뷰가 꽤 있다. 반드시 [local path]에서 활성화해야 한다.
[memory]
enabled = true # 필수 — 기본값은 false
skill_generation = true # 필수 — 학습 루프 활성화
user_modeling = true # 사용자 프로필 누적
episodic_archive = true # SQLite FTS5 장기 기억
이 설정 없이 Hermes를 쓰면 일반적인 단일 세션 에이전트와 다를 바 없다.
DGX Spark에서의 설정
DGX Spark의 128GB 통합 메모리는 로컬 LLM을 넉넉하게 돌릴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Hermes는 에이전트 자체가 가벼우니, 메모리 대부분을 모델에 할당할 수 있다.
1단계: 로컬 LLM 서빙
# Ollama 사용 시
ollama run qwen3.5:27b
# 또는 vllm 사용 시
vllm serve Qwen/Qwen3.5-27B --host 0.0.0.0 --port 8000
2단계: Hermes Agent 설치
pip install hermes-agent
hermes init [local path]
cd [local path]
3단계: 설정
# [local path]
[model]
provider = "ollama" # 로컬 모델 사용
model = "qwen3.5:27b"
[memory]
enabled = true
skill_generation = true
user_modeling = true
episodic_archive = true
backend = "sqlite"
[agent]
workspace = "[local path]"
skill_eval = true
reflection_depth = "standard"
[integrations]
telegram = true # 텔레그램으로 24시간 접근
4단계: 실행
python main.py
이게 전부다. Docker 컴포즈 파일도 없고, YAML 설정 파일 체인도 없다. DGX Spark에 SSH로 접속해서 10분이면 24시간 돌아가는 개인 비서가 완성된다.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를 연결해두면 어디서든 메시지를 보내서 에이전트와 대화할 수 있다.
24시간 개인 비서로서의 Hermes — 실사용 장점
1. 쓸수록 나를 안다
Hermes의 사용자 모델링은 단순히 대화 기록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형식의 답변을 선호하는지, 코드 리뷰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지, 블로그 글을 쓸 때 어떤 톤을 쓰는지를 파악하고 반영한다. 2주차부터 "마크다운으로 줄까요, HTML로 줄까요?" 같은 확인 질문이 사라졌다. 이미 알고 있으니까.
2. 프로젝트 간 자유로운 전환
OpenClaw에서 가장 답답했던 것이 프로젝트 간 컨텍스트가 섞이는 문제였다. Hermes에서는 에피소딕 메모리가 맥락을 분리해서 저장하기 때문에, AI 모델 관련 작업을 하다가 블로그 글 작업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지난주의 모델 튜닝 대화로 돌아가도 맥락이 유지된다. Reddit의 한 사용자가 "OpenClaw는 한 트랙 마인드"라고 표현한 것에 깊이 공감한다.
3. 반복 작업의 자동 최적화
매주 하는 작업이 있다 — 블로그 초안 검토, 서버 상태 체크, 코드 커밋 정리 등. 처음에는 매번 상세하게 프롬프트를 작성했지만, 3주차부터는 "이번 주 블로그 검토해줘"만으로 충분해졌다. 에이전트가 이전 스킬을 기반으로 내가 원하는 형식과 체크포인트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자기 학습 루프의 실질적 가치다.
4. 보안에 대한 안심
Hermes는 2026년 4월 기준 에이전트 관련 CVE가 0건이다. 물론 출시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일 수 있고, OpenClaw만큼의 대규모 배포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아키텍처 자체가 더 안전한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스킬을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에서 다운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전트가 자체 생성하기 때문에, ClawHub의 악성 스킬 같은 공급망 공격 벡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컨테이너 격리, 네임스페이스 분리, 자격 증명 로테이션도 기본 제공된다.
5. 토큰 효율성과 비용
스킬이 축적되면 에이전트가 처음부터 추론하는 대신 기존 스킬을 참조하므로 토큰 소비가 줄어든다. 다만 초기에는 Hermes가 OpenClaw보다 토큰을 더 많이 쓴다는 보고도 있다. Reddit에서 한 사용자는 "Hermes가 단일 패스에서 소비하는 토큰 양이 미친 수준(genuinely crazy)"이라고 했다. 이는 Hermes가 매 턴마다 더 큰 컨텍스트를 모델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비용이 더 나올 수 있지만, 스킬이 쌓이면서 점점 효율적으로 바뀐다. 로컬 모델을 쓰면 API 비용 자체가 없으니, DGX Spark 사용자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솔직한 한계점
메모리의 불투명성
OpenClaw의 메모리는 Markdown 파일이라 직접 열어보고, 수정하고, 삭제할 수 있다. Hermes의 SQLite 에피소딕 아카이브는 사람이 읽기 쉽지 않다. hermes memory inspect 명령어가 있긴 하지만, "내 에이전트가 나에 대해 뭘 기억하고 있지?"를 확인하고 싶을 때 OpenClaw보다 불편하다.
적은 통합 플랫폼
OpenClaw의 24개 이상 메시징 플랫폼 대비, Hermes는 6개만 지원한다. Nous Research는 "얕게 24개보다 깊게 6개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나는 텔레그램만 쓰니 문제없지만, 슬랙+디스코드+왓츠앱을 동시에 쓰는 팀 환경이라면 아직 OpenClaw가 나을 수 있다.
아직 젊은 프로젝트
OpenClaw의 82번 릴리스 대비 Hermes는 10번이다. Reddit의 한 댓글은 "Hermes는 6번의 릴리스(당시 기준) 중 3번은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다. 더 안정적이라고 주장하기엔 아직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v0.10.0 이후로는 안정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OpenClaw 수준의 대규모 실전 검증은 아직 거치지 않았다.
코딩 전용 도구는 아니다
코드 작성, 디버깅, 리팩토링이 주 목적이라면 Claude Code나 Cursor가 낫다. Hermes는 대화형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로서, 리서치, 분석, 반복 워크플로우, 지식 축적에 최적화되어 있다.
OpenClaw에서 마이그레이션
기존 OpenClaw 사용자를 위해 Hermes는 마이그레이션 도구를 제공한다. 페르소나, 메모리, 스킬, 설정, API 키를 한 번에 가져올 수 있다.
# 미리보기 (실제 변경 없음)
hermes claw migrate --dry-run --source [local path]
# 실제 마이그레이션
hermes claw migrate --source [local path]
# 확인
hermes skills list
hermes memory status
결론: 24시간 개인 비서에는 Hermes
OpenClaw와 Hermes는 서로 다른 철학 위에 세워진 도구다. OpenClaw는 생태계의 넓이와 확장성에서 강하고, 팀 환경이나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에 적합하다. Hermes는 개인의 깊이에서 강하다. 쓸수록 나를 이해하고, 반복 작업을 스스로 최적화하며, 설치와 운영이 단순하다.
개인이 DGX Spark 같은 로컬 하드웨어에서 24시간 AI 비서를 돌리겠다는 목적이라면, 내 경험상 Hermes가 현재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가볍고, 단순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아진다. AI 비서에게 원하는 것이 정확히 그것 아닌가.
OpenClaw가 "자체 호스팅 AI 에이전트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면, Hermes는 "에이전트가 매번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둘 다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개인 비서로서의 방향은 후자 쪽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