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OpenClaw에서 Hermes Agent로 — 왜 갈아탔는가
들어가며
NVIDIA DGX GB10(DGX Spark)에서 24시간 돌아가는 개인 AI 비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OpenClaw를 약 한 달간 사용했다. GitHub 스타 34만 개, ClawHub 마켓플레이스의 13,000개 이상의 커뮤니티 스킬, 24개 메시징 플랫폼 지원. 스펙만 보면 완벽했다. 그런데 실제로 매일 쓰다 보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Nous Research의 Hermes Agent로 완전히 갈아탔고, 훨씬 만족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OpenClaw를 떠난 이유와 Hermes를 선택하게 된 배경을 정리한다.
OpenClaw, 무엇이 문제였나
1. 세션 간 기억이 사실상 무너진다
OpenClaw의 메모리 시스템은 Markdown 파일 기반이다. 대화에서 중요한 내용을 파일로 저장하고, 다음 세션에서 시맨틱 검색으로 불러오는 구조다. 단순한 질문에는 잘 동작하지만, 대화가 누적될수록 치명적인 한계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A 프로젝트의 인증 담당은 Alice"라고 알려주고, 수요일에 "인증 권한 문제 누구한테 물어봐야 해?"라고 물으면 — OpenClaw는 Alice도 알고, 인증도 알지만, 둘의 관계를 연결하지 못한다. 시맨틱 유사도 검색은 비슷한 텍스트를 찾아줄 뿐, 구조적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서도 이 문제는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다. Reddit의 한 사용자는 "OpenClaw를 오래 쓸수록 메모리가 나빠진다(The more you use OpenClaw, the worse its memory gets)"고 표현했고, 긴 세션에서 컨텍스트가 압축(compaction)되면서 중요한 디테일이 사라지는 현상, 여러 프로젝트를 오가면 검색 결과에 다른 프로젝트의 기억이 섞이는 문제가 빈번하게 보고된다.
2. 내부 워크스페이스의 복잡성
OpenClaw는 Docker 기반으로 돌아가며, YAML 설정 파일, 워크스페이스 디렉토리 구조, 플러그인 관리 등 신경 쓸 것이 많다. 개인 비서 용도로 쓰는데 인프라 관리에 시간을 쏟는 건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업데이트할 때마다 설정이 꼬이거나, 새 버전에서 기존 스킬이 깨지는 일도 잦았다. Reddit에서 한 사용자가 "OpenClaw의 82번의 릴리스" 중 상당수가 기존 설정을 깨뜨렸다고 토로한 것과 같은 경험이었다.
3. 무겁다
DGX Spark의 128GB 통합 메모리는 로컬 LLM을 돌리기 위한 것인데, OpenClaw 자체의 오버헤드가 상당했다. Node.js 런타임, 외부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 도구 통합 파이프라인 등 에이전트를 감싸는 시스템 레이어가 두껍다. 개인이 24시간 비서로 쓰기에는 과하게 무거웠다.
4. 보안 이슈의 연쇄 폭발
2026년 3월, OpenClaw에 4일 만에 9개의 CVE가 공개됐다. 그중 CVE-2026-25253은 CVSS 8.8로, 네트워크상의 누구나 저장된 API 키를 추출할 수 있는 WebSocket 하이재킹 취약점이었다. ClawHub 마켓플레이스의 초기 감사에서는 2,857개 스킬 중 341개(약 12%)가 악성 코드로 판명됐다. 보안 연구자들은 전 세계 82개국에서 135,000개 이상의 공개 노출된 OpenClaw 인스턴스를 발견했다. 개인 비서에 모든 API 키와 개인 정보를 맡기고 있는 입장에서, 이 소식은 결정적이었다.
Hermes Agent와의 첫 만남
Hermes Agent는 Nous Research가 2026년 2월에 공개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다. Hermes, Nomos, Psyche 모델 패밀리를 만든 그 팀이다. 처음 접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건 설치의 단순함이었다.
pip install hermes-agent
hermes init [local path]
이게 끝이다. Docker도 필요 없고, YAML 설정 지옥도 없다. DGX Spark에 SSH로 접속해서 5분 만에 동작하는 에이전트를 얻었다. Medium의 한 리뷰어는 "OpenClaw를 처음 설정했을 때 여러 허들을 넘어야 했던 것과 달리, Hermes는 한 줄 명령어로 끝났다"고 썼는데, 정확히 같은 경험이었다.
왜 Hermes인가 — 핵심 차이점
철학의 차이
OpenClaw는 에이전트를 "오케스트레이션할 시스템"으로 본다. LLM을 중심에 두고, 그 주위에 도구, 메모리, 라우팅 로직, 실행 파이프라인을 쌓는 구조다. 반면 Hermes는 에이전트를 "발전시킬 마인드"로 본다. 도구 사용, 메모리 상호작용, 실행 패턴을 외부 시스템이 아니라 에이전트 자체에 내재화한다.
이 철학적 차이가 실사용에서 극적인 차이를 만든다.
가볍다
Hermes 에이전트 자체는 극도로 가볍다. $5짜리 VPS에서도 돌아간다. DGX Spark에서는 128GB 메모리의 대부분을 로컬 LLM에 온전히 할당할 수 있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리소스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 비서 용도에서 결정적인 장점이다.
세션 간 기억이 실제로 작동한다
Reddit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Hermes의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한 사용자는 "OpenClaw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느낌이지만, Hermes에서는 프로젝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면서도 지난주 내용으로 돌아갈 수 있다(With Hermes I can jump from one project to next but also go back to something from last week or more)"고 했다.
Hermes의 3계층 메모리 시스템 — 작업 메모리(working memory), 에피소딕 아카이브(episodic archive, SQLite FTS5), 그리고 사용자 모델링 — 이 이 차이를 만든다. 특히 사용자 모델링은 내가 어떤 형식의 답변을 선호하는지, 어떤 수준의 디테일을 원하는지, 과거에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축적한다. 몇 주 쓰다 보면 에이전트가 이미 아는 것에 대해 확인 질문을 하지 않게 된다.
마무리: 2부 예고
1부에서는 OpenClaw에서 겪은 문제점과 Hermes로 전환하게 된 배경을 정리했다. 2부에서는 Hermes Agent의 핵심 기능인 자기 학습 루프(Self-Learning Loop)가 24시간 개인 비서로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DGX Spark에서의 구체적인 설정 방법, 그리고 두 달간 실사용하며 느낀 장단점을 솔직하게 공유할 예정이다.
→ 2부: Hermes Agent, 24시간 개인 비서로 두 달 — 자기 학습 루프의 실제